[35] '엘리트 교육'의 명암 양준영 논설위원/한국경제/2019.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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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는 '대학 평준화의 대명사'로 통한다. 대입 자격시험인 바칼로레아만 합격하면 원하는 대학에 갈 수 있다. 대학 서열도 거의 없다. 대학 서열도 거의 없다. 하지만 '대학 위의 대학'이 존재한다. 국가 엘리트 양성을 위한 소수정예 특수대학인 '그랑제꼴(Grandes Ecoles)'이다. 정치.행정 분야의 국립행정학교(ENA)를 비롯해 종합기술학교(에콜 폴리테크니크), 파리정치대학(시앙스포), 고등사범학교(ENS), 파리경영대학 등이 대표적이다. 

 

ENA는 프랑스 정치.행정 분야 엘리트의 산실 역할을 맡고 있다. 한 해 입학생 수 100명이 조금 넘는 학교에서 지금까지 4명의 대통령과 7명의 총리를 배출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을 비롯해 프랑수아 올랑드, 자크 시라크, 발레리 지스카르 데스탱 전 대통령과 에두아르 필리프 총리가 '에나르크'로 불리는 ENA 동문이다. 

 

ENA는 2차 세계대전 직후 드골 당시 대통령 주도로 설립됐다. ENA는 상류층이 아닌 평범한 시민들도 고위공직에 오를 수 있는 통로를 제공했다. 그러나 정.재계 고위직을 ENA 출신이 독점한다는 호된 비판을 받고 있다. 

 

마크롱 대통령이 자신의 모교인 ENA 폐교를 추진하고 있다고 르피가로 등 프랑스 언론이 전했다. 직접적인 이유는 지난해 말 유류세 대폭 인상으로 촉발된 '노란 조끼' 운동이다. 시민들 사이에서 불출하고 있는 엘리트 계층에 대한 불만을 잠재우려는 조치라고 한다. 

 

하지만 ENA가 사라진다고 엘리트주의라는 구조적인 문제가 해소될까.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사설에서 "불가능하다"고 단언했다. 프랑스의 일반 대학과 그랑제콜의 격차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ENA가 문을 닫더라도 다른 그랑제콜이 그 역할을 대신할 것이란 지적이다. 마크롱의 계획을 '제스처 정치'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ENA 폐교가 아니라 개혁을 주문했다. ENA 입학생 대다수는 다른 그랑제콜인 시앙스포 출신이다. 정원을 늘려 다양한 배경과 생각을 가진 사람을 받아들이고, 정부가 ENA 졸업생을 우선 채용하는 관행을 중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에서도 엘리트주의는 극복해야 할 숙제다. 선거철만 되면 '서울대 폐지론'이 단골 공약이다. 정치인들은 서울대를 학벌주의의 원인으로 지목하고, 서울대만 없어지면 입시 경쟁과 사교육, 대학 서열화 같은 난제가 해결될 것처럼 말한다. 서울대 대신 정점에 오를 사립대학은 어떻게 할 것인가. 숲은 보지 못하고 나무만 보는 정치인이 너무 많다.

 

 

대학 평준화의 대명사로 불리는 프랑스는 바칼로레아만 합격하면 원하는 대학을 갈 수 있다. 심지어 대학의 서열도 거의 없다. 하지만 소수정예 엘리트 양성을 위한 그랑제꼴이라는 특수대학이 존재한다. 그랑제꼴 중에는 ENA라는 국립행정학교가 있는데 현 대통령인 마크롱을 비롯해 수많은 대통령과 총리를 배출했다. 

 

ENA에서 정계를 독점하다시피 하니 이에 대해 계속된 비판을 받아왔고, 마크롱 대통령은 결국 자신의 모교인 ENA 폐교를 추진하고 있다. 사실 폐교를 하는 직접적인 원인은 작년 유류세 대폭 인상에 따른 국민들의 반발을 잠재우기 위함이다. 그는 ENA만 없애면 엘리트주의가 해소될 것처럼 행동하는 제스처 정치를 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엘리트주의는 해결해야할 큰 산이다. 정치인들은 선거철만 되면 서울대학교를 없앤다느니 하는 공약을 내세우기 일쑤다. 서울대만 사라지면 입시 경쟁과 사교육 지출, 대학의 서열화가 사라진다고 설득한다. 하지만 서울대학교가 사라지면 그 자리에는 제2의 서울대학교가 나타나기 마련이다. 단순히 대학 하나를 없앤다고 될 일이 아니다.

 

- 요약 및 의견

 우리나라뿐 아니라 프랑스도 엘리트주의가 심한 것 같다. 생각해보면 패권국인 미국도 마찬가지고 우리나라 주변의 중국, 일본도 마찬가지다. 많은 욕구 중에 권력욕이 가장 강하다는데 그래서 다들 엘리트가 되고 싶은 것일까. 좋은 대학에 가면 상대적으로 취업이 잘되고 취업이 잘 되면 더 높은 자리로 올라가는 것이 당연하다. 그래서 모든 학생들이 더 좋은 학교에 가려고 열심히 공부하며 부모들은 내 자식이 뒤쳐지지 않을까 하며 선행학습과 비싼 학원에 보내곤 한다. 

 그래도 예전엔 중학교나 이르더라도 초등학교부터 교육열이 불붙은 거 같은데, 이제는 초등학교에 입학하지도 않은 미취학 아동들인 유치원생들까지 가세했다. 영유라 줄여부르는 비싼 영어유치원에 다니면서도 과외까지 하며 대치동의 좋은 영어학원에 보내려고 부모들이 갖은 노력을 한다고 한다. 초등학교도 가지 않은 한창 뛰어 놀아야할 아이들이 이렇게 학원다니고 과외하느라 바쁜 현실이 참으로 슬프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왜 우리는 아이들을 놀게 내버려두지 못하는 것일까. 

 모든 것은 다 좋은 회사에 취업하기 위해서가 아닐까. 하지만 대다수가 원하는 대기업이나 공기업에 취업하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다. 대학을 졸업하는 학생들(수요)은 수도 없이 많은데 많은 이들이 원하는 대기업 공기업 자리(공급)는 정말 적다. 수요와 공급이 완전 어긋난 것이다. 이렇게 취업이 힘드니까 애초에 더 좋은 대학에 들어가려고 하는 것이다. 좋은 대학에 가야 조금이라도 더 좋은 회사에 들어갈 수 있는 기회의 문을 열 수 있고 인맥을 통한 정보 취득도 더 수월하다. 이미 많은 선배들이 좋은 회사에 있기 때문이다. 아직까지는 학연을 무시할 수는 없다. 

 대기업 취업은 어려우니 중소기업에 먼저 가서 경력을 쌓고 대기업에 가라고 하는 어른들도 많다. 하지만 아래로 내려오기는 쉬워도 위로 올라가기는 어렵다. 시작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다들 알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취업하는데 몇년이 걸리더라도 처음부터 대기업에 가려고 기를 쓰고 노력하는 것이다. 

 양질의 일자리가 많아지지 않는 한 이러한 문제는 쉽게 해결되지 않을 듯 싶다. 지금 태어나는 우리 아이들이 미래에는 학령인구도 적으니 대학 입시 경쟁이 줄어들테고 취업도 지금보다는 훨씬 쉽지 않을까 생각해본 적이 있다. 하지만 그때는 또 지금 진행되고 있는 4차 산업혁명과 머신러닝 등으로 인해 로봇이 사람들이 할 많은 일자리를 차지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도 여전히 쉽지는 않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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