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 문화재 복원 신기술 전쟁 고두현 논설위원/한국경제/2019.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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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 5. 23.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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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이스라엘 사해 근처 유대교 회당에서 2000여 년 전의 두루마리 경전이 발견됐다. 손을 대면 부서질 정도로 삭아서 펼쳐볼 수 없는 상태였다. 경전 속의 글자는 2016년에 판독됐다. 미국과 이스라엘 연구진이 컴퓨터 스캔 장비로 디지털 영상을 구현함으로써 고대 히브리어 문자를 읽을 수 있었다.
1978년 일본에서 출토된 금착명철검의 115개 문자는 첨단 원자력 기술로 해독했다. 일본 연구진이 방사선 투과 시험을 통해 검에 새겨진 메시지를 밝혀냈다. 이처럼 고대 유물이나 문화재를 복원하는 데에는 최첨단 기술이 필요하다. 지난 15일 불에 탄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 복구에도 세계 최고의 기술이 동원될 전망이다.
복구 과정에 참여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물밑 싸움이 벌써 치열하다. 영국은 윈저성과 요크 대성당 복구 경험을 내세우며 동참 의사를 밝혔다. 이탈리아는 화재로 전소된 베네치아 오페라극장과 토리노 대성당을 예로 들며 힘을 보태겠다고 했다. 중국은 화재 당일 진화 작업을 도운 드론이 중국산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일본은 화재 직후 관방장관 발표에 이어 지난 23일에 파리를 방문한 아베 신조 총리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에게 다시 한 번 복구 참여 의지를 전했다. 일본은 바티칸 미켈란젤로 작품 복원 작업을 도운 바 있다.
문화재 복원 분야의 선진국인 프랑스는 소방로봇 등의 자국 기술을 최대한 활용하면서 국제 사회와 공조할 뜻을 내비쳤다. 프랑스기업 샤크 로보틱스가 제작한 소방로봇 콜로서스는 붕괴 위험 때문에 소방대가 철수한 성당 내부에 머무르며 마지막까지 방화수를 내뿜으며 불길을 잡았다. 전문가들은 복원 작업에 이런 로봇과 함께 드론, 고해상 3차원(3D) 영상 등 첨단 기술이 총동원될 것으로 보고 있다.
2015년 작성된 노트르담 대성당의 레이저 입체 영상도 활용될 전망이다. 영국 건축설계회사는 이미 복구 설계도까지 제시했다. 소실된 지붕의 참나무 들보를 초경량 강철로 바꾸고, 그 위에 특수 유리를 써서 자연광이 내부로 스며들게 했다. 유리와 스테인리스스틸 재질로 바꾼 첨탑에는 전망대까지 넣었다.
한국도 빅데이터와 정보통신기술(ICT)를 기반으로한 문화재 복원기술을 상당히 갖추고 있다. 그러나 기술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이를 뒷받침할 외교력이 뒤따라 줘야 '노트르담 살리기'에 동참할 수 있다. 일본, 이탈리아 등이 남의 나라 문화재 복원에 발벗고 나서는 것은 단순한 기술력 과시를 넘어 연관 산업 진출까지 염두에 둔 포석이다.
- 요약 및 의견
노트르담 대성당이 화재로 일부가 소실된 가운데, 수 많은 나라에서 문화재 복원 작업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문화재 복원은 최첨단 기술력과 장비들이 총동원되는 쉽지 않은 작업이다. 복원 중에 남아 있는 다른 부분이 손상되지 않아야 하며 고증을 통해 기존 문화재와 최대한 비슷하게 그리고 앞으로도 오래 보존할 수 있는 방향으로 복원하여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짜는 없다. 많은 나라들이 남의 나라 문화재 복원에 이렇게 적극적인 이유는 자신의 기술력에 대한 홍보와 연관 산업 진출을 염두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노틀담 대성당을 복원한 업체라고 소문 난다면 이보다 더한 홍보 수단이 어디 있겠는가. 그러나 아무리 우수한 기술력을 가지고 있더라도 외교력이 뒷받침 되지 않는다면 복원작업에 참여할 수 없다. 그래서 일본에서는 총리가 직접 프랑스에 가서 복구 작업에 강한 의지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외교력과 기술력 모두를 갖춘 나라만이 노틀담 대성당 복구를 함께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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