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멀라이프 - 모두 제자리 (1)


오늘의 한구절

모두 제자리




모든 것이 제자리에 있고 집 안이 일하는 공간, 휴식 공간, 요리하는 공간, 취미 공간으로 잘 나뉘어져 있을 때 균형 잡힌 삶을 사는 기분이 든다. 더 이상 한꺼번에 여러 일을 하지 않으니 시간적으로 여유가 생긴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TV를 보면서 요리를 하고 손님들과 잡담을 하면서 설거지를 하고 양 넓적다리 고기가 익는지 보면서 가계부를 적는가? 한 번에 하나씩 해야 한다. 손님들이 다 갈 때까지 기다렸다가 설거지를 하면 여유롭게 따뜻하고 거품이 인 물 속에 손을 담글 수 있다. 같은 저녁 시간이라고 해도 순간순간이 다르고 그 때마다 하는 대화 내용도 다르고 사람마다 기분이 달라진다.

현대 기술이 발전하면서 우리는 세심하게 주의를 기울이며 사는 법을 잊어버렸다. 다시 말해 그 시간에 맞는 일을 하나씩만 할 줄 모르게 되었다는 뜻이다. 삶의 균형은 더 이상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현대의 생활방식은 오히려 진정한 삶의 기쁨을 앗아가고 있다. 집 안 디자인은 더 화려해졌지만 요리를 하기 위한 주방, 식사하기 위한 공간, 휴식을 취하기 위한 거실처럼 각각 한 가지 역할을 전문적으로 하는 공간은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여유로운 느림의 미학을 실천하는 시간은 균형적으로 살기 위해서는 정말 중요하지만 요즘은 이런 시간을 오히려 '불필요한' 낭비라고 생각한다. 

- 모두 제자리, 도미니크 로로

집 안을 정리하면 균형있고 여유롭게 살 수 있다.

언제부터인지 모르겠지만 매우 아둥바둥 살고 있는 저를 발견하게 되는 순간이 있어요. 욕심은 넘쳐서 한 껏 여러가지 일을 벌려놓고 뭐 하나 제대로 수습하지 못하는 건 재작년, 작년, 그리고 올해도 어김없네요. 조금은 한숨도 나는 모냥새지만 그래도 예전보다는 그런 알아차림이 빨라졌어요. 이것도 나름의 성과라면 성과랄까요!

과도한 욕심 탓인지, 실제보다 제 능력을 과신하는 자만 탓인지, 아니면 그냥 열심히 살아야한다는 주변과 세상의 목소리에 줏대 없이 휩쓸린 탓인지를 따질 필요도 없는 것 같아요. 이전에는 그렇게 '탓'을 했어야 조금이나마 죄책감을 덜어냈는데 이젠 너무 잘 알죠. 탓 할 건 아무것도 없다는 걸. 그저 지금 현재 하고 있는 일에 온전히 나를 밀어넣는 연습을 (꽤나 지난한 여정이지만) 매일 하고 있어요. 하나를 제대로 마무리 짓는 연습, 멀티태스커가 능력자라는 사고방식을 바꾸는 연습, 그리고 조금은 실패해도 괜찮다는 한조각의 여유. 정신없는 삶보다 내 눈 앞에 있는 일에 오롯이 집중하기 위해 그런 환경을 만들어나가는 하루하루. 

그런 나날들이 쌓여간다면 그 시간에 맞는 일을 하나씩 할 줄 아는 여유를 가질 수 있겠지요. 심플라이프, 미니멀라이프의 여정은 물건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니까요. 정신적인 미니멀함, 정서적인 홀가분함, 그로인해 찾아오는 충만한 삶. 모두가 누릴 수 있기를 바라며...제가 애정하는 프랑스 작가 도미니크 로로 의 모두 제자리. 일독을 권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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