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멀라이프 - 모두 제자리 (3)


오늘의 한 구절

모두 제자리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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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멀라이프 - 모두 제자리 (1)

미니멀라이프 - 모두 제자리 (2)


정리란 단순히 일상에서 하는 청소가 아니다. 선택한 물건들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며 정말로 중요한 것, 상대적으로 덜 중요한 것, 그리고 필요 없는 것이 무엇인지 우선순위를 다시 정하는 일이다. 가장 많이 사용하는 접시를 선택할 때는 주로 어떤 요리를 하는지 생각해 본다. 스낵 그릇? 스파게티 접시? 샐러드 그릇? 이런 식으로 자신을 조금씩 알아간다. 내가 가장 많이 입는 옷은 어떤 옷인가? 또한 생활 방식에서 몇 가지 고쳐야 할 점을 알 수도 있다.

각자 주어진 환경에서 자신에게 효과적이고 편안한 방법을 찾아야 한다. 집 안을 정리하는 것은 일종의 자유이자 사치다. 물질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좋든 싫든 우리는 물질세계에 의존한다. 안락함, 균형, 건강도 물질세계의 영향을 받는다. 하지만 점점 혼란스럽고 제어가 안 되는 불안한 세상에서도 적어도 스스로 통제할 수 있는 것은 통제할 수 있는 힘을 가져야 한다. 

정리가 안 되는 사람들은 쓸데없이 복잡하게 살고 있는데 이 사실을 모른다. 실용적인 지혜도 없고 장소를 같이 쓸 때 타인을 불편하게 하고 있는데도 이를 모른다. 따라서 정리는 성격의 문제가 아니라 자기 절제의 문제다. 자기 절제가 되면 행동 하나하나를 책임져 끝까지 한다. 치약 뚜껑을 다시 닫고 치약과 칫솔을 제자리에 놓는 일이 여기에 속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행동이 가져올 결과를 정확히 예상하고 현재의 순간에 온전히 집중하는 것이다. 과거나 미래에 정신이 팔려있는 것이 아니라 현재 하는 일에 집중한다. 아무리 나중에 할 일보다 중요하지 않아도 현재 하는 일에 온전히 집중할 줄 아는 능력이 필요하다.

정리(직접 실천하든 머릿속으로만 생각하든)를 하면 물질의 영향력에서 자유로워져서 건강하고 자연스럽게 살 수 있으며 가볍게 살 수 있다. 단정하게 정리된 집에서 살면 죄책감, 주저함, 스트레스 없이 진정으로 현재를 즐기면서 살 수 있다. 또한 일도 효율적으로 하여 능률을 높일 수 있고 동시에 여가 시간에는 마음껏 게으름을 피우거나 책을 읽거나 휴식을 취하거나 다른 사람들과 시간을 보낼 수도 있다. 한 마디로 매 순간을 즐길 수 있다. 

이런 의미에서 물건을 제자리에 놓는 방법을 아주 중요하게 생각해야 한다. 주변을 깨끗하게 정리하면 상쾌해진다. 이것이야말로 행복의 비결, 적어도 행복을 만드는 요소가 아닐까? 우리는 살면서 스스로 선택한 게으름을 음미할 수 있는 자유, 평온함, 만족감, 시간을 더 많이 필요로 한다 (삶의 무게에 짓눌려 도피하는 식으로 선택한 빈둥거림과는 다르다). 


너는 뭐 할 때 제일 즐겁니? 라고 누군가 묻는다면, 생각나는 몇 가지가 있지만 그 중 단연코 최고는 정리정돈과 청소입니다. 정돈되어 있지 않은 방, 책상, 서랍 속은 내 머릿속과 같다고 생각하거든요. 어찌보면 중고등학생 시절에 공부를 하기 전에 책상 정리부터 했던 것은 공부하기 싫어서가 아니라 저는 '공부할 준비를 갖추기 위해서' 였던 것 같아요. 너저분하게 늘어져 있는 참고서, 공책, 교과서, 그리고 각종 필기구들이 심란, 그 자체였지요.

어른이 된 지금은 (평생 성장진행형 어른이지만) 식탁으로도 쓰는 원목 테이블 위를 깔끔하게 유지하는데 많은 시간을 씁니다. 미니멀라이프는 무조건 적게 가지자! 라기 보다는 삶의 태도를 말하지요. 하지만 역시 이 테이블 위에 물건이 여러 개 나와 있으면 사실 눈에 거슬립니다. 적게 올려 놓고, 버릴 건 버리고 (마시던 커피 컵이라던지, 글을 쓰며 뜯어먹은 빈 과자봉지라던지...), 손에 닿기 편한 위치로 재배치 하면서 저의 미니멀리스트 심플라이프 는 진화를 거듭해가고 있답니다. 

비싸지만 맘에 쏙 드는 호두나무 우드슬랩으로 식탁을 결정한 것도 저의 미니멀라이프 에 한 몫을 톡톡히 했답니다. 정말 마음에 드는 제품, 제대로 된 제품을 소장하니, 함부로 하고 싶지 않고, 할 수 없고, 하기도 싫은 그런 선순환이 생기기 때문이죠. 결과 색이 모두 흡족해서 물건을 잔뜩 올려서 가리고 싶지 않아요. 입체적 공간 뿐만 아니라 표면적 공간의 여백이 주는 즐거움도 꽤나 크답니다 :) 이런 것들을 하나하나 음미하게 되는 것도 미니멀라이프 가 주는 하나의 행복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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